탈 원전, 그걸 꼭 해야 되나? - 일본이 탈 원전을 하지 않는 5가지 이유.
안녕하세요 젠지니어입니다.
요즘 한국에서 붐(?)이 일고 있는 탈 원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일본도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를 경험한 직후, 탈 원전에 대한 얘기가 나왔는데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잠잠해졌습니다.
왜 일까요?
왜 일본과 같은 지진이 많고 자연재해가 많은 나라에서 탈 원전을 하지 않을까요?
오늘은 그 이유에 대해서 5가지로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이와 같이 일본에는 많은 원자력 발전소가 있습니다.
출처 : 일본원자력기술협회(日本原子力技術協会)
일본이 탈 원전을 하지 않는 이유 ① - 대체 에너지 부족.
일본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천연자원이 부족한 나라입니다.
석유와 천연가스 같은 쓸모 있는 자원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또 일본은 굉장히 많은 전기 에너지를 쓰는 국가입니다.
현재 원자력 발전소에 기대는 전기 발전량은 전체 에너지 발전의 4분의 1 정도 입니다.
따라서, 원자력 발전소를 대신할 만한 마땅한 대체 에너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원자력 발전소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일본이 탈 원전을 하지 않는 이유 ② -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일본의 원천기술.
원자력발전소는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과학기술 입니다.
높은 핵 발전 온도를 견딜 수 있는 콘크리트 장벽과, 그걸 조절하는 기술은 아무나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실제로, 원자력 발전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는 나라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과 같은 선진국에 국한 합니다.
일본은 과학기술에 대해 굉장히 민감합니다. 원전때문에 엄청난 적자를 보는 일본 대기업 도시바가 반도체 부분을 중국에 매각하지 않는 것도, 반도체 핵심 기술유출에 대한 우려 때문입니다.
일본이란 나라는 기술로 먹고 사는 나라기 때문에 기술유출은 엄청난 국가적 타격으로 오게 되기 때문이죠.
마찬가지로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기술은 아무나 가지고 있지도, 가질 수도 없습니다.
또 일본은 원자력발전소를 폐로(廃炉)하는 기술도 가지고 있는데요. 실제로 이 기술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를 폐로중에 있습니다.
원자력 발전소 건설과 폐로 기술을 동시에 가지고 있으니, 일본으로서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기술인 것 입니다.
탈 원전을 하는 것도 폐로 기술이 꼭 필요합니다. 우리가 탈 원전을 하려면 반드시 일본의 기술을 빌려야 할 것입니다. 이에 천문학적인 세금이 들어갈 것은 분명합니다.
만약 일본이 탈 원전을 한다면 이 모든 기술을 버리게 되는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그러니 탈 원전을 할 수 없습니다.
일본이 탈 원전을 하지 않는 이유 ③ - 높은 경제적 가치.
원자력 발전소 건설 기술은, 엄청난 경제적 가치를 창출 합니다.
원자력 에너지는 현재로서 가장 싼 전기생산 비용입니다.
따라서 한 푼이라도 절약해야 하는 신흥국에서는 (대한민국 포함) 전기생산 비용을 줄여야 나라가 발전하기 때문에, 원자력 발전소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아프리카와 남미, 동남아시아의 대부분의 나라는 원자력 발전소를 아예 가지고 있지도 않고, 아시아의 많은 나라들도 신규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계획 중에 있습니다. (한국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
따라서 원자력 발전소 건설기술은 그 자체만으로도, 신흥국의 높은 수요와 더불어 장기적인 경제적 가치를 창출합니다.
일본이 탈 원전을 하지 않는 이유 ④ - 높은 과학적 가치.
원자력 발전은 우라늄의 핵분열로 발생하는 높은 열에너지를 냉각수로 식혀서 나오는 증기를 이용해 터빈을 돌려 전기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발전기술입니다.
신 에너지의 하나로 불리는 핵융합 기술은, 이런 높은 열에너지를 감당할 만한 용기를 만들어 내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핵융합은 핵분열보다 훨씬 높은온도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몇번이고 핵융합을 견뎌내는 용기를 만드는 기술은 현재 존재하지 않습니다.
과학은 하루아침에 뚝딱 이뤄지지 않습니다. 기초부터 차근차근히 밟아나가야 응용기술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핵분열기술은 핵융합기술의 시초라고 볼 수있고, 이런 기술을 꾸준히 연구해야 신에너지인 핵융합기술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또 원자력 발전소가 단순히 전기발전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과학자들은 쓸데없는 낭비를 싫어합니다. 원자력 발전소를 이용해 과학연구도 진행합니다.
실제로 제가 석사과정 때 진행하게 될 연구인데, 우라늄, 플루토늄과 같은 방사성 원료를 재활용해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내는 연구를 하게 됩니다. 이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원자력 발전소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다루는 원자력 발전소에서 나오는 핵 연료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 연구는 일본, 프랑스, 영국에서만 하고 있습니다. 방사성 물질은 할리우드 영화에서 볼 수 있듯이, 실제로 다른 물질과는 다르게 신비로운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연구할 가치가 굉장히 높고, 미래의 활용도도 매우 높습니다.
또 하나의 중요한 연구는 바로 핵무기를 만드는 연구입니다.
우리가 핵연료 재처리 기술이라고 부르는 연구를 원자력 발전소를 통해 진행할 수있습니다. 탈 원전을 하게 되면 이 또한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이런 과학적 가치로 인해 기초과학을 중요시 하는 일본에서는 절대 원자력발전소를 포기할 수 없습니다.
일본이 탈 원전을 하지 않는 이유 ⑤ 일본의 근성.
일본은 지진을 끼고 사는 나라입니다. 지진을 그냥 어쩌다 한 번 잠깐씩 오는 태풍같은 자연재해로 보지 않습니다.
지진 때문에 무서워서 고층 건물을 안 짓는게 아닙니다. 실제로 도쿄에 가보면 아시겠지만,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초고층건물 개수가 많습니다.
지진이 무서워서 무언가를 안 하려는게 아니라,
지진을 자신들의 일부라 생각하고 함께 공존하려는 마음가짐이 있습니다.
지진에 의한 쓰나미 때문에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폭발사고가 일어났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본은 후쿠시마를 포기하고 버리지 않았습니다.
일본이란 나라가 존재하는 이상, 앞으로 몇백년, 몇천년을 지진과 쓰나미와 함께 살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진 때문에 원자력 발전소를 포기한다구요? 그렇다면 지금의 일본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일본은 그런 근성이 있습니다. 지진이 단순히 지겹고 무섭고 힘든 존재가 아니라, 그냥 내 생활의 일부고 내 몸의 일부라 생각하고, 같이 그걸 극복해 나가려는 근성입니다.
한수원의 이사들이 이러한 사실들을 모르진 않았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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